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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동서양 문학 비교) 서양의 D.H.로렌스와 동양의 채만식을 윤리적으로 비교 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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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양 윤리의 관점 차이와 이에 따른 작품 반영

동양과 서양의 윤리 의미와 차이를 보면서 동서양 작가들이 작품 속에 나타나는 도덕적 윤리가 어떻게 다른지 비교 연구해 보고자 한다.

동서양 윤리의 의미를 파악하면서 차이점을 알아보고, 동서양 윤리 사상이 작품에 어떻게 투영되었는지 서양 작가인 D.H.로렌스와 동양 작가 채만식의 작품을 통해서 탐구하고자 한다.

 

01. 동양과 서양의 도덕적 윤리의 관점

윤리학으로 볼 때 도덕적이라는 말은 두 가지 뜻을 가지고 있다. 우선 이 말은 옳은 것과 그른 것, 좋은 것과 나쁜 것에 관한 판단, 즉 가치판단을 하는 인간의 능력을 뜻한다. 또 이 말은 윤리적인 기준과 일치하는 행동을 가리킨다.

(서양의 도덕적 윤리)

서양에서 윤리학에 대한 책을 최초로 저술한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는 그의 <니코마코스 윤리학>에서, 윤리학은 인격에 관한 학문을 의미하고, 도덕적인 덕은 습관의 결과로 나타나며, 윤리학이라는 말은 습관을 의미하는 에토스의 변형된 말이라고 말하였다.

그리스인과 로마인의 윤리학의 근본 문제는 최고선을 밝히는 것이다. 최고선은 인간행위의 궁극목적이며, 최고선을 획득하는 것은 인간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다.

중세 서양에서는 신의 계명을 실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시되었으나, 윤리학은 또한 최고선의 획득을 궁극적인 행위의 목표로 보았다. 이러한 고·중세 윤리학의 성향은 행복주의라고도 불리고 목적론이라고도 불린다.

근세영국의 윤리학은 로크(Locke, J.), 벤담(Bentham, J.), (Mill, J.), 시즈윅(Sidgwick, H.) 등이 경험론에 입각하여 효용성과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을 주창하며 공리주의를 내세웠고, 미국의 제임스(James, W.), 듀이(Dewey, J.) 등은 실용주의를 내세웠다. 그들은 선이란 효용성과 쾌락의 만족도와 비례한다고 보았다.

 

(동양의 도덕적 윤리)

동양의 윤리 사상, 특히 한국의 윤리 사상은 근본적으로 공자와 맹자의 유교와 불교·도교의 경전에 뿌리박고 있다. 그 중에서 공자의 유교를 중심으로 알아보겠다.

공자는 동아시아적 휴머니즘이라고 할 수 있는 '()' 을 최초로 제시하였다. ()이란, 도덕적, 인본주의적, 인문주의적인 의미의 '사람다움', , '사람의 따뜻한 마음'을 말한다.

그러면 "사람다움"이란 무엇일까? 이는 공자(논어)‘''은 남을 아끼는 것이다.’ 에서 알 수 있다. 이는 우리네 어머니들이 자식을 대할 때 그러하듯이, 배려하고 걱정하는 등, 조건 없이 남을 챙기고 아끼는 마음이 "사람다움"의 본질임을 말해주고 있다. 그 당시 수 많은 사람들이 전쟁과 배신 속에서 죽었기에 '남을 챙기고 아끼자. 그래서 사람답게 살자.'는 공자의 외침은 당시 사회를 안정시키고자 하는 수많은 사상가들에게 크고 작은 영감을 주었다.

이렇게 주변을 아끼고 챙기는 사람다움()을 잘하는 사람은 필연적으로 사람들의 신뢰()를 얻게 되는데, 주변의 수많은 신뢰를 얻은 그 사람은 자신이 속한 무리의 장()이 된다. 이로써 윗사람과 아랫사람이 생기게 되니, 윗사람은 아랫사람의 모범이 되어 가르치고, 아랫사람은 윗사람을 본받아 배운다. 공자는 이러한 상하관계에서의 올바름을 ''()라고 하여, 공정하고 의로운 자가 높은 위치에 있어야 그 사회가 안정이 된다는 것을 강조하였다. 또한 주변 친한 사람을 챙기는 것도 너무 지나치면 사람을 피곤하게 만들고, 상하관계의 가르치고 배우는 것에 있어서 순서가 없으면 미숙한 아랫사람이 그 미숙함으로 윗사람을 우습게 보아 가르침이 제대로 전해지지 않으니, 친하더라도 거리를 지키게 하고 상하관계에서는 순서를 따르게 하였는데, 이러한 형식을 ''()라고 한 것이다. 따라서 인()한 사람은 결국 높은 자리로 나아가 의로움()을 펼치며, 이러한 ()과 의()의 적절한 순서를 지키자는 것이 예()가 되는 셈이다. 여기서부터 효제자(孝悌慈), (), ()의 윤리관, 예치(禮治), 덕치(德治)의 정치관 등이 만들어졌다.

위와 같이 동서양 윤리를 탐구하면서 동서양은 문화의 차이에 따른 윤리의식의 관점이 조금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최인철 서울대 심리학 교수는 동양은 자신(self)’을 타인과의 관계로 보고 서양은 각 개인의 내면적 속성으로 본다는 본질적인 차이 때문에 우리가 느끼고 생각하고 삶에 동기를 부여하는 방식에서 큰 차이가 발생한다.”라고 하였다.

동서양 모두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행동의 기준이나 규범은 모두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다. 그러나, 서양의 윤리에서는 인간을 행복하게 하는 것, 즉 개인의 내면적 속성이 최고선이라 생각하였고 효용성과 쾌락을 중시하였다. 반면에 동양의 윤리에서는 를 중시하면서 타인에 대한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한 점이 다른 점이었다.

동서양 윤리의식 중에 어느 것이 옳고 그름이다 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는 동양과 서양의 문화적, 사회적 차이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02. D.H.로렌스의 작품 중심으로 서양의 윤리의식

천재 예술가로 불리며, 영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D.H.로렌스는 다작의 작가이다.

그러나, 성 묘사와 불륜 소재로 30여년 외설 도서가 된 D.H.로렌스의 <채털리 부인의 사랑>이 자전적 소설임을 알게 되었다. 그는 은사의 부인과 불륜을 저질려 당시 윤리적으로 사회적 지탄을 받은 작가이다.

D.H.로렌스의 작품을 통해서 서양의 윤리의식이 작품 속에 어떻게 반영되었는지 알아 보고자 한다.

<채털리 부인의 사랑>

나는 내 책과 내 입장을 고수한다. 정신과 육체가 조화를 이룰 때, 이 둘 사이에 자연스러운 균형이 유지될 때, 그리고 정신과 육체가 서로를 자연스럽게 존중할 때 삶은 견딜 만해진다는 입장을 말이다.” -작가의 말 중에서-

외설이니 포르노니 하면서 재판까지 갔던 그 소설이 80년을 살아남아 지금은 고전이 되었다. 남편의 억압에서 벗어나 자유를 찾아 나서는 여인, 산업 사회의 어두운 그림자, 결혼과 이혼에 대해 당시의 관습을 뒤집는 묘사, 섹스가 이 멍든 세계를 치유할 수 있다는 주장, 그리고 불륜에 대한 응징이 아닌 어느 누구도 다치지 않는 열린 결말. 이런 이유로 여태 많은 이들로 사랑을 받고 있다.

<아론의 지팡이>

이 소설의 전반부는 크리스마스트리 장식용 유리공이 바닥에 떨어져 산산이 부셔지는 폭력적인 장면에 의해서 지배된다고 볼 수 있다. 이 장면은 가정이라는 틀에 대해 회의하는 주인공 아론 시슨의 심리를 표현할 뿐만 아니라 그가 가정을 져버리고 혼자 여행을 떠나게 되는 계기를 제공한다. 이 사건을 통해서 작가가 문제시하는 바는 가정을 져버리는 한 가장의 도덕성 범주에 한정되어 있다기보다는 한 인간이 자신의 뿌리인 가정을 떠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동양의 윤리적 관점에서 보면 은사의 부인과 불륜에 빠진 작가는 사회적으로 매장이 되었을 상황에서 D.H.로렌스는 많은 작품을 남기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였다.

<채털리 부인의 사랑><아론의 지팡이>에서 D.H.로렌스는 작품을 통해 개인의 내면적 속성인 인간의 쾌락과 인간성 회복을 강조하고, 가족보다는 개인의 행복을 추구하는 주인공을 내세우며 인간성 회복을 위한 애정 문제야말로 현대문명 사회에서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한 듯 했다.

 

02. 채만식의 작품을 중심으로 동양의 윤리의식

한국의 대표적인 작가답게 잦은 검열 기준을 넘나드는 풍자적 성향의 작품을 다수 발표한 그는 40대 후반에 사망해 작품 활동기가 길지 않았음에도 대표적 다작 작가로 유명하다. 소설, 희곡, 동화, 수필, 평론 등 200여 편의 작품을 남겼다. 하지만 작품의 양만이 아니라 질적인 면에서도 채만식은 동시대 작가 위에 도도하게 군림하였다.

광복 후 자전적 성격의 단편 민족의 죄인(1947)을 통해 자신의 친일 행위를 고백하고 변명했으며 이 때문에 자신의 친일 행적을 최초로 인정한 작가로 불린다.

그의 친일 행적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소설로는 194410월부터 19455월까지 총선총독부 기관지 <매일신보>에 연재된 <여인전기>2006년에 새롭게 친일 소설로 확인된 <아름다운 새벽>이 있다.

<민족의 죄인>

1946년에 쓴 <민족의 죄인>은 채만식의 자전적인 요소가 강한 소설이다. 그는 친일활동으로 말미암아 해방 후 고뇌에 빠졌고, 그래서 스스로 '민족의 죄인'이라 여기고 글을 쓴 것이다.

소설의 장면 중에 작중화자인 ''의 참회가 나온다. 먹고살기 위하여 대일협력을 한, 대일협력 딱지를 뗄 수 없는 자신을 창녀에 비유하였다. 한 번 몸을 망친 여자는 집으로 돌아온다 하더라도 숫처녀가 될 수 없다는 논리이다. 다음의 독백은 바로 이러한 심회를 절실하게 반영하고 있다.

아무리 정강이께서 도피하여 나왔다고 하더라도 한 번 살에 묻은 대일협력의 불결한 진흙은 나의 두 다리에 신겨진 불멸의 고무장화였다. 씻어도 깎아도 지워지지 않는 영원한 '죄의 표식'이었다. 창녀가 가정으로 돌아왔다고 그의 생리(生理)가 숫처녀로 환원되어지는 법은 절대로 없듯이.

이런 아픈 참회를 하면서도 채만식은 소설의 중심인물인 김군의 입을 통하여 이러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신문기자가 신문을 맨드는 건 대일협력이고 농민이 농사해서 왜놈과 왜놈의 병정이 배불리 먹구 전쟁을 하게 하게 한 건 대일협력이 아닌가?"

하고 반문함으로써, 우리민족 전부가 어떤 점에서 본다면 모두 친일에 협조한 것이 아니냐, 다시 말해서 '민족의 죄인'이 아니냐고 반문하고 있는 것이다.

채만식은 비록 일제강점기에 친일 행적을 하였지만, 항상 그런 부분에 대한 죄의식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그는 광복 후에는 스스로 <민족의 죄인>이라는 작품을 통해 자신의 친일 행각에 대한 변호와 반성을 보여줬다.

채만식이 사회적 지탄을 받기 전에 지은 죄를 스스로 반성했다는 사실은 대부분의 친일 작가들이 자신의 행위에 대해 반성하기는커녕 은폐하기에 급급했던 것과 대조적으로 그가 가지고 있었던 도덕적 고뇌를 보여주고 있다.

타인과의 관계를 중요시하는 동양의 윤리 사상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3. 결 론

동서양 윤리를 탐구하면서 동서양은 문화의 차이에 따른 윤리의식의 관점이 조금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동서양 모두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행동의 기준이나 규범은 모두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다. 그러나, 서양의 윤리에서는 인간을 행복하게 하는 것, 즉 개인의 내면적 속성이 최고선이라 생각하였고 효용성과 쾌락을 중시하였다. 반면에 동양의 윤리에서는 를 중시하면서 타인에 대한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한 점이 다른 점이었다.

동서양 윤리의식 중에 어느 것이 옳고 그름이다 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는 동양과 서양의 문화적, 사회적 차이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은사의 부인과 불륜에 빠진 작가 D.H.로렌스는 동양의 도덕적 윤리 관점에서는 매우 부적절하지만, <채털리 부인의 사랑><아론의 지팡이>에서 개인의 내면적 속성인 인간의 쾌락과 인간성 회복을 강조하고, 가족보다는 개인의 행복을 추구하는 주인공을 내세우며 인간성 회복을 위한 애정 문제야말로 현대문명 사회에서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말하였다.

반면에 사회적 지탄을 받기 전에 지은 죄를 <민족의 죄인>을 통해 스스로 반성한 채만식은 그가 가지고 있었던 도덕적 고뇌를 보여주며, 타인과의 관계를 중요시하는 동양의 윤리 사상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두 작가는 작품을 통해 자신을 얽매인 윤리의 굴레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벗어 던졌다.

소설은 부당하게 억눌린 욕망을 이야기 형식으로 풀어내는 예술 장르이다. D.H 로렌스는 자신의 사랑에 대한 철학을 드러내며 관습 속에 억눌린 자연스러운 감정을 표현하였다.

사람들이 D.H. 로렌스의 소설을 즐겨 읽는 까닭은 과도한 관습으로부터 벗어나 자유를 추구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동서양 문화차이를 이해해야 글로벌 소통 가능

오늘날과 같이 세계는 좁아져서 동서의 정치, 경제, 문화의 교류가 빈번하여 다문화 사회, 글로벌 사회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서로 원활한 소통을 이루기 위해서는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고 수용하는 자세는 다양한 문제의 합리적 해결을 위해 절실히 요구된다고 생각된다.

 

출처:

1. D.H. 로렌스의 문학과 성 - <채털리 부인의 사랑>을 중심으로. (안필규, 강릉대학교)

2. D.H. 로렌스의 채털리 부인의 연인에 나타난 현대 문명 비판과 삶의 비전. (윤수정, 한국교원대)

3. 상징주의적 재현 파괴: D. H. 로렌스의 아론의 지팡이 (박시영, 이화여자대학교)

4. D.H.로렌스의 <사랑하는 여인들>에 나타난 현대문명 비판 (양영수)

5. [책 이야기] 이게 외설이라고? D.H. 로렌스<채털리 부인의 연인>

(https://sandeulkang.tistory.com/entry/)

6. 채만식 문학의 친일성 - 여인전기에 나타난 친일성의 정체 (한지현)

7.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건국60주년 60일 연속강연] (3) 최인철 서울대 교수 (www.korea.kr)

8. 큐레이션 매거진 조선사람은 닛본징이 되어야 한다는 채만식의 친일행적

(https://ppss.kr/archives/55126 )

9.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윤리학(倫理學))

10. 유가와 칸트의 도덕판단 방법론 비교연구 (김형철, 문병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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